미국 생활의 시작
미국에 이민 온 지 어느덧 22년째다.
2002년, 대한민국이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해, 나는 대학생 신분으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산호세, 캘리포니아(San Jose, California)에 처음 발을 디뎠다.
당시 나는 J 비자를 가진 22살의 대학교 3학년생이었고, 산호세에서 남편을 만났다.
이후 영주권을 받고, 집을 사고, 아이를 낳고, 직장을 다니며 20대와 30대를 이곳에서 보냈다.
산호세에서 약 18년을 보낸 후, 현재는 뉴욕/뉴저지 지역으로 이사해 3년째 생활하고 있다.
미국 이민 생활의 첫걸음은 산호세에서 시작되었고, 이곳은 나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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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_미국 이민
당시 남편은 실리콘밸리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며 L1A 비자를 가지고 있었다.
L1A 비자는 외국 기업의 임직원이 미국 지사로 전근할 때 사용하는 비자로,
영주권 신청 과정에서 노동 인증(Labor Certification)을 건너뛸 수 있어 절차가 비교적 간소하다.
남편과 결혼을 약속하며 영주권 신청을 시작했고, 우리의 경우 약 6개월 만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을 거치며 미국에서의 삶이 조금씩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간혹 불법이민을 고려하는 분들을 만나기도 했다. 실제로 불법으로 이민와서 20년째 생활하는 분들도 뵌적있다.
각자의 선택이라 내가 평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내게 있어 불법 이민자로 미국 생활을 하겠냐는 질문을 한다면
내 대답은 항상 ” No”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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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캘리포니아: 제2의 고향
산호세(San Jose)는 세계적인 IT 기업과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의 중심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하며,
서니베일(Sunnyvale), 산타클라라(Santa Clara), 팔로알토(Palo Alto) 같은 소도시와 함께 실리콘밸리를 형성한다.
이곳은 기술, 창업, 벤처투자, 그리고 돈과 사람이 끊임없이 모이는 활력의 도시다.
이곳에서 남편은 만났고, 첫 집을 장만하고, 아이를 낳고, 첫 직장을 가지게 되었다.
높은 물가와 수많은 IT 부자들 속에서 삶이 꽤 팍팍했었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지만 돌아보면 경제적 기회와 혁신의 중심에 서 있었던 것만큼은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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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생활비: 높은 문턱
산호세의 집값은 미국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싱글하우스는 보통 100만 달러($1M)를 넘는다.
학군이 좋은 동네는 200만 달러($2M) 이상이 기본이며, 이는 50년 이상 된 오래된 주택에 해당한다.
2004년 결혼 직후,
나는 약 52만 달러에 방 2개, 화장실 2개짜리 1,100평방피트의 작은 타운하우스를 구입했다.
당시에는 빠듯한 월급과 초라한 다운페이먼트로 마련한 첫 집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이 집의 시세는 약 100만 달러 가까이 올랐지만, 여전히 높은 집값은 산호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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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수입과 경제적 현실
IT와 스타트업의 중심지답게 높은 연봉과 스톡옵션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가 많다.
예를 들어 Apple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서버 엔지니어의 연봉은 약 38만 달러, 인센티브와 스톡옵션은 별도다.
경력 15년 이상의 Senior Finance Director의 연봉은 약 25만 달러 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생활비는 평균 연봉 20만 달러(약 3억 원)로도 빠듯하게 느껴질 만큼 높다.
경제적 여유를 가진 이들이 많지만, 반대로 낮은 연봉 직종에 종사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공존한다.
이는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인식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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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교통: 장단점
날씨는 산호세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일 년 중 대부분이 화창하고 건조하며, 여름에도 습도가 낮아 쾌적하다.
겨울철 우기가 있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편은 아니다.
대구의 무더운 여름에 익숙했던 나에게 이곳의 날씨는 천국과 같았다.
반면, 교통은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대중교통이 부족하고 차량 소유가 필수적이다.
특히, 차량 2대는 기본이며 교통 체증도 심하다. 이는 이곳에서 생활하려면 반드시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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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준비_미국 이민
미국 이민은 기회와 도전, 그리고 높은 비용의 삶이 공존하는 곳이다.
경제적 여유와 성공을 꿈꾸며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산호세 켈리포니아는 분명 매력적인 도시다.
그러나 높은 집값과 생활비, 경쟁적인 환경은 이민 생활의 현실적인 과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민 22년 차인 내가 느낀 것은, 이민자의 성공은 단순히 운이 아닌
준비, 노력,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온다는 것이다.
미국 이민을 한국 생활의 도피처로 생각하고 온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직장, 공부, 재테크, 사람관계 등 이민 생활에 미리 알고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이야기가 백만가지이다.
그 이야기는 차차 블러그에 풀어보겠다.
다만, 지금 이야기 할 수 있는것은, 미국 이민, 특히나 성인이 된 후 시작하는 미국 이민은
한국에서 그동안 쌓아놓은 모든 사람, 경험, 지식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히 돈만 싸서 시작하는 것으로는 절대로 충분하지 않다.
내게 이민은 많은 기회를 주었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요구했다.
희생과 적응,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의 연속이며, 이런 부분은 한국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일 꺼라 믿는다.
따라서 기회와 함께 감당해야 하는 비용, 그것이 희생이든, 적응이든 간에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선택과 도전임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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